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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비만은 ‘질병’,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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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리병원 작성일21-04-15 13:59 조회1,017회 전화번호 0315420229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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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나라에서 풍채가 있는 체격은 부유함의 상징처럼 여겨졌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모든 물자와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살이 쪘다’는 것은 그만큼 풍족하고 여유로운 삶을 나타내는 것 같았기 때문이죠. 배가 나오면 우스갯소리로 ‘인격이 좋다’라며 칭찬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볼록 나온 뱃살은 ‘인격’이 아니라 건강의 ‘위험 신호’입니다. 비만이 되면 체형이 나빠지는 것뿐만 아니라,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즉, 비만은 더 이상 부유함의 상징도, 인격도 아닌 치료해야 할 ‘질병’인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비만이 급증하면서 이를 치료해야 한다는 의식도 강해지고 있지만, 살이 찐 것을 관대하게 바라봤던 우리나라에서는 비만에 대한 관심이 비교적 저조합니다.

의학적으로 ‘비만’은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방조직에 비정상적인 또는 과도한 지방질이 축적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비만은 흔히 체질량지수와 허리둘레는 측정해 평가하는데, 인종과 국가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체질량지수가 23 이상. 허리둘레는 남성 90cm, 여성 85cm 이상일 때 ‘비만’이라고 봅니다. 이 기준치를 넘어간다면 비만으로 인해 동반되는 여러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단순히 키와 몸무게 등으로만 비만을 규정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지방의 분포와 근육량이 제각각이라 개인차를 고려하지 않는 체질량지수로 비만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한번쯤 ‘마른 비만’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겉보기에는 마른 체형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비만으로 인한 질병이 발생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렇게 체질량지수만으로는 알 수 없는 비만이 있기에, 복부지방에 대한 CT 촬영을 통해 내장지방의 분포와 과다 여부를 확인하는 게 비만을 평가하는 더 정확한 방법으로 꼽힙니다. 내장지방의 경우 기준치 이상시 당뇨 같은 대사증후군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비만은 단순히 살이 찌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고혈압, 당뇨, 뇌졸중, 심근경색증 등의 발생 위험이 최대 10배 이상 증가할 수 있고, 정신적·사회적 건강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면밀하게 관리 되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강조드리자면, ‘비만은 치료해야할 질병’입니다.

흔히 많이 먹어서 비만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비만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지방 함량이 높은 고칼로리 음식이나 당분의 과도한 섭취가 문제가 될 수 있고, 먹는 것뿐만 아니라 신체활동도 비만의 원인이 됩니다. 혹시 사무실에서는 컴퓨터 앞에 앉아 오래도록 일하고, 집에서는 푹신한 소파에 앉거나 누워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을 보시지는 않나요? 이런 좌식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신체의 에너지 소모가 줄어, 비만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수면의 질도 비만과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나오고 있으며, 약물이나 신경, 내분비계 질환으로 인해 비만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생활습관부터 기저질환까지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에, 비만 치료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비만을 관리하는 데 식이요법은 필수적입니다. 목표로 하는 체중을 설정하고 무작정 식사량을 줄이기보다는 식사 일기를 작성하며 잘못된 식습관을 교정하면, 체중 감량의 동기 유발에 도움이 됩니다. 또 주 5회 이상 30분의 유산소 및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건강한 체중 감량에 필수입니다.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생활 습관의 변화가 반드시 따라주어야 체중 감량 및 관리와 유지에도 효과적입니다. 행동조절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해야 하고, 체중을 감량 후에는 유지를 위해 1년 이상의 행동치료를 권고합니다.

식사와 운동의 근본적인 치료법 외에 보조적으로 약물치료와 수술도 병행할 수 있습니다. 체질량지수 25㎏/㎡ 이상의 환자에서 운동 및 식사 요법으로 10% 이상의 체중 감량이 없을 때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고, 비만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23㎏/㎡ 이상부터 약물치료를 고려합니다. 비만 치료에는 식욕 억제제와 지방흡수 억제제가 쓰이는데, 약의 부작용을 잘 알고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약물치료를 하고자 할 때는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하고 올바른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체질량지수 35㎏/㎡ 이상이거나 비만으로 인한 고혈압, 수면 무호흡증, 관절질환, 위식도역류, 당뇨, 고지혈증, 천식 등의 질환이 동반되며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이면 비만수술까지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비만은 심각한 질환이기 때문에 의료보험으로도 수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통 체중의 5~10%만 감량해도 비만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의 위험을 크게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번쯤 경험하셨던 것처럼, 체중을 혼자 노력만으로 감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비만 여러 만성질환을 동반하는, 반드시 치료해야할 질병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비만 전문의를 만나 도움을 받아보시길 적극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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